
상세페이지를 고칠 때 가장 흔히 하는 일이 «더 넣는 것» 입니다. 후기를 더 넣고, 인증서를 더 넣고, 상세 컷을 더 넣습니다. 그런데 길이가 두 배가 돼도 문의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.
이유는 단순합니다. 손님은 페이지를 «읽지» 않고 «훑습니다». 훑는 사람에게 길이는 정보가 아니라 비용입니다. 스크롤을 내릴수록 이탈할 기회가 늘어납니다.
이탈은 «아래» 가 아니라 «처음» 에서 난다
긴 페이지가 안 팔릴 때 대개 끝까지 안 가서가 아닙니다. 첫 화면에서 «내 얘기인지» 가 안 잡혀서입니다. 첫 화면이 제품 사진과 제품명으로만 채워져 있으면, 그 제품을 이미 아는 사람에게만 말을 거는 셈이 됩니다.
첫 화면이 하는 일은 파는 게 아니라, 읽을 사람과 지나갈 사람을 가르는 것입니다.
모두에게 말을 걸면 아무도 안 듣는다
상세페이지를 고칠 때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. 「이 사람도 쓸 수 있고 저 사람도 쓸 수 있어요.」 대개 맞는 말입니다. 문제는 페이지가 한 장이라는 데 있습니다.
모두를 만족시키려면 모두의 걱정에 답해야 합니다. 값이 걱정인 사람에게는 값 얘기를, 품질이 걱정인 사람에게는 품질 얘기를, 설치가 걱정인 사람에게는 설치 얘기를 해야 합니다. 그렇게 답을 다 붙이면 페이지는 길어지고, 정작 각각의 답은 다른 답들 사이에 묻혀 흐려집니다. 길이가 늘어난 상세페이지가 안 팔리는 자리가 대개 여기입니다.
그래서 우리는 «누가 살 사람인가» 보다 «누구에게는 말을 걸지 않을 것인가» 를 먼저 정합니다. 버리는 결정을 먼저 해야 남는 사람이 또렷해집니다.
좁히면 팔릴 사람이 줄어들 것 같지만 대개 반대입니다. 좁히는 것은 «파는 대상» 이 아니라 «말을 거는 방식» 입니다. 한 사람에게 정확히 말을 거는 페이지는 그 옆에 선 사람에게도 읽힙니다 — 「내 얘기는 아니지만 무슨 물건인지는 알겠다」가 되기 때문입니다. 반대로 모두에게 말을 거는 페이지는 아무에게도 «내 얘기» 가 아닙니다.
정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. 지난 문의와 후기를 열어 놓고, 같은 말을 한 사람이 가장 많은 한 무리를 찾습니다. 상상 속의 고객이 아니라 «이미 산 사람» 에서 고릅니다. 그 무리가 이 페이지의 주인이고, 나머지는 읽다가 지나가도 괜찮습니다.
순서를 정하는 네 칸
상세페이지를 새로 짤 때 우리는 길이를 먼저 정하지 않습니다. 네 칸을 먼저 채우고, 그 결과로 길이가 나옵니다.
- 누가 — 이 페이지를 끝까지 읽을 사람은 어떤 상황에 있나. 「30대 여성」이 아니라 「이사하고 커튼을 고르는 중」처럼 상황으로 적습니다.
- 무엇을 걱정하나 — 사기 전에 마지막까지 남는 의심 한 가지. 대개 가격이 아니라 «나한테 맞을까» 입니다.
- 무엇으로 푸나 — 그 의심을 푸는 증거 하나. 후기 스무 개보다 치수가 적힌 사진 한 장이 셉니다.
- 그다음 무엇을 하나 — 장바구니인지, 문의인지, 저장인지. 하나만 고릅니다.
네 칸이 채워지면 순서는 저절로 나옵니다. 상황 → 의심 → 증거 → 다음 행동. 이 순서를 지키면 8천 픽셀로도 끝납니다. 순서가 없으면 3만 픽셀을 써도 «무엇을 본 건지» 가 안 남습니다.
길이를 늘려도 되는 경우
길이가 필요한 상품도 있습니다. 값이 비싸거나, 처음 보는 종류거나, 설치·시공처럼 과정이 궁금한 경우입니다. 이때도 길이를 «덧붙이는» 게 아니라 «순서를 한 바퀴 더 도는» 것이라고 보면 맞습니다. 의심이 둘이면 증거도 둘, 그래서 두 바퀴입니다.
고치기 전에 재 볼 것
- 첫 화면만 보여 주고 「이게 누구한테 필요한 물건 같아요?」라고 물어봅니다. 주변 사람 셋이면 충분합니다.
- 답이 셋 다 다르면 길이 문제가 아니라 첫 화면 문제입니다.
- 답이 같은데도 문의가 없으면, 그때 증거와 다음 행동을 봅니다.
WUNO는 상세페이지를 세로 길이로 나눠 값을 매깁니다. 길이가 곧 품질이어서가 아니라, 위의 «바퀴» 가 몇 번 도는지가 길이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.
읽고 나서 우리 페이지가 어디서 걸리는지 같이 보고 싶으시면,해 주세요.

